KBS1
동네한바퀴
다정하다 새재길 경상북도 문경시
251 회 2023년 12월 30일 방영
실리콘 밸리에서 산골 양조장으로 온 부부
산좋고 물 맑기로 소문난 문경에는 좋은 술 도가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은 아자개 장터에 터를 잡은 한 작은 양조장이 있는데 이곳의 주인은 50대 부부입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귀농해서 15년간 농사를 짓다가 막걸리를 만들게 된지 5년째 입니다.
내로라 하는 직장의 반도체 연구원으로 부족할 것 없던 부부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책 한 권에 용기를 얻어서 연고도 없는 문경에 돌연 터를 잡았습니다.
해본 적 없는 농사는 당연히 수월할리 없었고 방황하던 그때에 희양산자락 아래에 술을 좋아하는 이웃들을 위해 술이나 만들자 싶어서 그들이 생산한 쌀로 술을 만들었다가 예상치 못한 진로를 찾았습니다. 과연 이공계 출신의 계산적인 두뇌와 낭만을 꿈꾸는 예술가적인 성향이 이 막걸리 제조와 딱 맞았습니다.
덕분에 동네 사람들은 유기농 쌀을 소비해서 좋고 부부는 농사 안지어서 좋고 만든 술은 또 농부에게 졸아가니 이런 상부상조가 없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이곳에 온 삶이 만족스럽다는 부부의 술 향기 그득한 발걸음을 함께해봅니다.
두술도가
위치 주소 : 경북 문경시 가은읍 가은5길 7
전화 연락처 : 010-4276-2329
98세 현역 방짜 유기장이 전하는 삶의 의미
주물로 찍어내는 것이 아닌 일일이 망치로 두드려서 만드는 방짜유기는 수십번의 공정을 거치는 힘의 예술입니다. 수천번의 매질과 그리고 표면을 벗겨내는 가질을 통해 회색빛 방짜유기는 황금색을 띠며 작품이 됩니다. 문경의 한 소나무 숲 옆에는 3대가 운영하는 방짜유기 공장이 있습니다. 가장 전통방식으로 6명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이곳에는 굉음과 불꽃이 연신 반복됩니다.
그 과정을 총괄하는 원대장(방짜 유기 총괄장)은 98세인 이봉주 옹입니다. 매일 9시에 출근해 퇴근까지 꼬박 작업장을 지키는 그는 누가 뭐래도 현역자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또렷한 말씨와 꼿꼿한 허리 만큼 더 놀라운건 방짜 유기를 향한 이봉주 옹의 굳은 의지입니다. 21세에 홀로 월남해 동향 출신 사람에게 기술을 배우면서 시작된 방짜유기 일은 유독 시대의 흐름을 타며 위기가 많았습니다. 그 고초를 다 겪으며 그가 깨달은 것은 계속 쉬지 않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강, 대야부터 시작된 방짜유기는 소 방울, 귀이개, 안마기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백수를 앞두는 나이에 이젠 일을 좀 놓을 법도 하지만 방짜유기는 장수의 비결이자 인생 그 자체입니다. 힘닿는 날까지 손끝의 그을음을 달고 살거랍니다. 또 해를 넘겨 내년이면 99세 이봉주 옹이 깨달은 삶의 의미와 국민들을 향한 어른의 지긋한 덕담을 들어봅니다.
국가무형문화제 제 77호 이봉주 이형근 방짜유기 파는 곳
납청방짜유기촌
위치 주소 : 경북 문경시 가은읍 은성로 796-13
전화 연락처 : 054-571-3564
https://meanto.tistory.com/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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