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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그 시절의 봄 다시 맛봄

647 회 2024년 3월 14일 방영


 

어머니만 홀로 남은 외로운 섬 추도의 갯벌에서는 바지락과 쫄장게가 새싹처럼 불쑥 인사를 건넵니다. 

 

 

추도(抽島)를 지키는 등대, 어머니 –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추도는 섬의 모양이 송곳이나 못과 같이 뾰족하게 위로 솟아난 것처럼 보여 ‘빼섬’이라고도 불렸다는 섬입니다. 영목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을 가야만 닿을 수 있는 추도를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간다는 조현옥 씨입니다. 섬에서 홀로 집을 지키는 어머니 때문인데, 예나 지금이나 열 가구 내외가 살던 작은 섬입니다.

 

 

 

옛날에는 봄이면 멸치, 실치잡이, 김 양식으로 제법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어업에 종사하는 집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쓸쓸한 섬이 됐습니다. 그래도 조현옥 씨에게 어머니가 사시는 추도는 고향이자 늘 돌아가고 싶은 어머니의 품입니다. 

 

 

 

도시에서는 장을 보려면 마트에 가야 하지만 이곳 추도에서는 장을 보러 갯벌로 향합니다. 갯벌엔 풍성한 봄의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위 틈새에 몸을 숨긴 수많은 쫄장게로 불리는 납작게와 봄에 먹어야 더 맛있다는 바지락과 뚜껑이 눈을 막고 있는 모양 때문에 눈이 멀었다고 하여 ‘눈머럭대’라고 불린다는 눈알고둥까지 없는게 없습니다. 

 

 

 

여기에 조현옥 씨의 동창 이근수 씨가 선물한 우럭까지 더하면 맛있는 한 상을 위한 준비가 끝이 납니다. 특히 현옥 씨에게 ‘눈머럭대’는 아주 특별한 식재료입니다. 어부였던 아버진 술을 드신 날이면 꼭 해장국으로 눈머럭대를 끓여 드셨습니다. 입맛도 유전되는 것인지 조현옥 씨는 쌉싸름한 그 맛에 반해 고향에 오면 자주 먹는 음식이 눈머럭대볶음입니다.

 

 

 

안면도에서 작은 섬 추도로 시집와 이곳에서 눈감고 귀 닫고 평생을 사신 어머니의 삶은 눈머럭대를 닮았습니다. 하필 멸치가 많이 잡히던 봄에 현옥 씨가 태어나는 바람에 어머니는 몸조리도 못 하고, 조현옥 씨는 어머니 품을 맘껏 차지하지도 못했습니다.

 

 

 

껍질 속으로 몸을 감춘 눈머럭대를 꺼내듯 모녀는 그동안 못했던 속내를 나눕니다. 사랑이 듬뿍 담긴 눈머럭대볶음을 만들고, 잔칫날이면 섬마을 사람들 상에 빠지지 않았다는 바지락우무묵무침과 우럭젓국, 추도 사람들의 만능 간장으로 만드는 쫄장게장까지 올려냅니다.

 

이제는 등대처럼 추도를 홀로 지키고 계신 어머니와 조현옥 씨가 그 시절의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추도 밥상을 차려냅니다. 

 

 

추도

위치 주소 : 충남 보령시 오천면 녹도리

전화 연락처 : 041-930-3114

 

조현옥 수필가 작가

'현옥하는 집'

게스트하우스 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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