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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좋구나 좋아 다 같이 한가위

624 회 2023년 9월 28일 방영


 

휘영청 뜬 보름달 아래 둘러앉아 조물조물 빚는 송편엔 풋콩과 막 말린 깨가 들어가고, 차례상에는 햅쌀과 햇과일이 올라갔습니다. 예로부터 한가위의 풍경은 가을의 특권인 풍성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름없는 이웃과 함께하는 한가위! 충청남도 예산군 

 

 

아무리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도 추석이 다가오면 절로 흥성흥성해지는 법입니다. 그런데 역리 마을 사람들의 명절을 맞이하는 모습은 더 특별합니다. 저마다 예초기며 갈퀴를 등에 지고 나타나 풀이 무성한 언덕에 오릅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다름아닌 공동묘지입니다. 

 

 

마을 근처에 자리한 공동묘지에 점차 무연묘가 늘어나자 마을 차원에서 벌초에 나섰습니다. 2005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연묘 벌초 작업을 해오고 있다는 역리마을. 누구 하나 마다하는 이 없이 자기 일처럼 나서니 축구장 7개 넓이의 공동묘지가 금세 깨끗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모처럼 온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날에 어느새 벌초 작업은 역리 마을의 가장 큰 행사가 되었습니다. 한바탕 잔치라도 벌일 모양인지 천막을 펼치고 아궁이에 불을 지핍니다. 잔치 음식을 도맡은 건 마을 부녀회 입니다. 부녀회 역시 20년 가까운 세월 잔치 음식을 도맡아 장만하고 있씁니다. 

 

 

묵은지 썰어 넣고 푹푹 끓인 돼지 뼈다귀탕은 땀을 흘린 마을 일꾼들을 위한 보양식입니다. 솜씨 좋은 마을 어르신 역시 곳간에 비장의 무기를 꺼냅니다. 일 년 내 잘 묵힌 꺼먹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소금에 절인 무청을 한소끔 삶아내어 들기름에 달달 볶으면 쿰쿰한 냄새마저 중독적인 꺼먹지볶음이 완성됩니다.

 

잊혀 가던 존재들을 이웃으로 다시 모시는 따뜻한 마음이 밥상에 함께 차려집니다. 

 

 

역리마을

위치 주소 : 충남 예산군 삽교읍 역리1길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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