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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학교 가는 길

방영일 : 2022년 11월 21일~ 2022년 11월 25일

5458회, 5459회, 5460회, 5461회, 5462회 

 

 

전남 영암 생선가게에 딸린 집에서 꼭두새벽부터 길을 나서는 부부가 있습니다. 서경임(74세)씨와 남편 정백안(79세)씨 입니다. 부부는 결혼 55년 차이면서도 살아온 인생마저 닮았습니다. 두 살, 세 살에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백안 씨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살길을 찾았고, 경임씨는 출생신고도 하지 못해 천둥이로 불렸다고 합니다. 학교를 다닐 나이에는 일을하면서 먹고 사느라 바빴습니다. 없는 살림에 목침 하나 놓고 결혼했고, 농사일에 품을 팔고 생선 파는 장돌뱅이로 2남 1녀 삼남매를 대학까지 공부시키며 키웠습니다. 하지만 면사무소에서 이름 석 자 쓰지 못할 때 너무나 서러웠다고 합니다. 그런 부부가 이제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배움에 길을 들어선 어른들을 위한 학교를 알게 된 경임 씨는 남편을 3년간 졸라서 학교에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술도 끊고 학교 가는 길에 동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암에서 목포까지 시외버스를 왕복 서너시간 동안 타고 돌고 돌아 학교를 다닙니다. 초등 3년을 마친 부부는 지금 중학교 1학년입니다. 일주일에 삼일은 중학생이고 이틀은 생선 장수입니다. 담임선생님인 김광복(59세)씨는 이 부부에게 엄마같고 같은반 친구들은 동생들 같다고 합니다. 난생처음 학교에 다니며 교복도 입고 수학여행도 가고 시도 써봅니다. 

 

 

경임씨는 열여섯때 마을 이장님이 호적정리를 해주면서 '서경임'이라는 이름이 생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글을 몰라서 자기 이름 한 번 제대로 써본적 없다고 합니다. 일고여덟살 학교갈 나이에 남의 집 아기를 업고 일했다는 경임씨는 제 나이에 학교 가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었다고 합니다. 

경임씨는 글쓰는 재미에 푹빠져서 그림일기를 시작으로 인생을 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좋아 수많은 상을 휩쓸고 다니고 있습니다. 자식들 잘 되는것만 평생 바람이었지만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원대한 꿈이 생겼다고 합니다. 목포에서 시낭송 대회에서 시낭송 부탁까지 받았습니다. 

 

학교 다니느라 장터 장사를 줄였지만 일주일에 이틀은 영암읍장과 해남읍장에 꼭 간다고 합니다. 남편 백암씨는 해남읍장에서 생선포를 잘 뜨기로 유명해졌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부터 장돌뱅이 인생을 벗어났다는 부부는 이제 누굴 만나도 가슴이 쫙 펴집니다. 신문에도 대문짝만하게 나고 큰 상도 받고 부부는 인생의 가장 화려한 날을 살고 있습니다. 

 

 

 

서경임, 정백안 부부 만학도 학교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전남 목포시 산정로 104번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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