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겨울의 끝자락 바다의 참맛을 만나다
694회 2025년 2월 27일 방영
겨울에만 찾아오는 동해안의 진객, 도치 –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강현면
강원도 양양의 낙산항에서 30년 이상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김대곤(73세) 선장은 며칠 동안 동해안에 내려졌던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자, 서둘러 조업 채비에 나섰습니다. 바다에 쳐놓은 그물을 며칠째 걷지 못한 데다, 겨울이 제철인 도치를 잡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도치는 평소 수심이 깊은 심해에 살다가 산란기가 되는 겨울이면 알을 먹는 심해의 천적들을 피해 연안으로 나와 빨판을 바위에 붙인 채 해초들 사이에 부화하는 동해안의 겨울 진객입니다. 그 생김새가 심통 맞게 생겨 심퉁이라고도 불리는 도치는 물메기, 아귀와 함께 대표적인 못난이 생선 생선으로 꼽히지만, 명태가 사라진 동해안에서 새로운 겨울 특산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물고기입니다. 김대곤 선장이 풍랑을 헤치고 도치를 잡아 오자, 그의 아내 송연옥(65세) 씨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도치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도치와 더불어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이웃과 그 맛과 추억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도치 수놈으로는 숙회를 만드는데 뜨거운 물로 점액질을 깨끗이 벗겨낸 뒤 적당한 시간 동안 삶아줘야 쫄깃하고 담백한 도치 특유의 맛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과정은 번잡하지만, 맛은 어느 숙회에 뒤지지 않는답니다. 도치 알은 소금물에 씻어 두부처럼 굳히는데 지금도 제사상에 올라가는 귀한 음식입니다. 이렇듯 도치 음식 하나하나에는 도치와 더불어 살며 터득한 지혜와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목선 하나에 의지해 거친 겨울 바다로 나가 조업을 했던 낙산항 사람들은 겨울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버릴 수 없었고, 항구 여자들은 도치를 머리에 이고 십 리 이십 리 길을 걸어서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도치를 팔아 보리쌀과 감자로 바꿔 와 생계를 꾸렸습니다. 그 시절의 눈물겨운 추억이 도치 두루치기와 해풍에 말린 반건조 도치 볶음에 녹아있습니다. 지금은 도치가 지역의 명물이 되어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바람에, 항구 사람들도 직접 잡는 어부가 아니면 도치 음식을 자주 맛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도치의 추억이 있어, 항구 사람들의 겨울은 여전히 넉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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