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그해 겨울 따스한 맛의 기억
687회 2025년 1월 9일 방영
억척스러운 산나물 어머니와 일곱 남매의 겨울 이야기 – 경상북도 울진군
고사리나물로 대한민국 식품 명인에 오른 고화순(56세) 씨에게 산나물은 운명이었습니다. 눈물겹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방 두 칸짜리 작은 흙집에서 7남매와 부모님까지 모두 아홉 식구가 부대끼며 살았습니다. 천식을 앓던 아버지는 몸이 약해 오래 일하기 힘들었고, 어머니가 아버지 대신 가장 역할을 맡아야 했습니다. 남의 집 밭일도 하고, 산에서 나물을 뜯어다 팔고. 7남매를 먹이고 가르치기 위해 어머니는 안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고화순 씨도 어머니를 도와 산을 오르며 나물을 캐고 겨울엔 땔감을 구하기 위해 나무를 했습니다.
7남매가 학교에 다닐 때도, 도시락 한 번 싸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은 늘 어려웠습니다. 자식들 배곯는 게 늘 걱정이었던 어머니는 새벽에 일하러 가기 전 고사리에 무채를 넣고 콩가루를 버무려 국을 끓이셨습니다. 음식이 잘 쉬지 않는 겨울에는 가마솥에 하나 가득 끓여서 일주일씩 먹곤 했습니다.
밤이 긴 겨울, 화순 씨네 7남매는 고사리콩가루국으로 허기를 달랬다. 고소한 국물 맛은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았더랍니다. 그마저도 시간이 안 될 땐 서둘러 호박범벅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습니다. 쌀가루는 값이 비싸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고, 양을 늘리기 위해 밀가루를 넉넉하게 넣었습니다. 일곱 남매의 유일한 군것질거리가 호박범벅이었습니다.
장이 서는 날엔 당시 값이 쌌던 고등어를 사다가 끓이셨고 그날은 생일처럼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등어의 살만 발라 고사리와 시래기를 넣고 얼큰한 맛을 내는데, 동네 사람 다 불러 먹이시느라 정작 7남매는 배불리 먹지 못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어린 마음에 어머니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몰랐다는 화순 씨는 그 시절 배고픈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어머니의 넉넉한 마음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같다고 합니다. 가난은 혹독했지만 어머니의 음식이 있어 그 시절을 그리움을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억척스럽게 7남매를 키워 낸 가슴 따듯한 겨울 밥상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하늘농가
위치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독정로 273번길 9
전화 연락처 문의 : 031-563-5637
https://meanto.tistory.com/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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