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동네한바퀴
인연으로 이어지다 충청북도 음성군
271 회 2024년 5월 18일 방영
국내 유일 전통 송연먹을 만드는 먹 장인
서가의 으뜸은 예로부터 먹이었습니다. 먹은 그만큼 선비들에게 귀중했던 보물입니다. 그중에서 보물 중의 보물은 30년 된 소나무를 가지부터 뿌리까지 태워야 한 개를 만들 수 있던 송연먹입니다. 삼국시대부터 생산되어 외국 사신들의 선물로 이용될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먹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그 명맥이 끊겼었습니다. 그 명맥을 복원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국내 유일의 전통 먹 장인 한상묵 씨입니다.
본래 이모부에게서 카본을 사용하는 현대 먹을 배웠던 한상묵 씨는 먹 공장 운영 중 계약서를 잘못 쓰는 바람에 인생의 고비를 맞았습니다. 그때 인연이 닿은 송연먹 덕에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필기도구가 대체된 요즘에는 송연먹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한상묵 씨는 여전히 전통 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자도 없이 외로운 길을 걷지만 한상묵 씨는 꿋꿋하게 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 전통 송연먹을 만드는 장인 한상묵 씨 입니다.
취묵향 공방
위치 주소 : 충북 음성군 음성읍 초천로 174번길 24-1
전화 연락처 : 043-872-7223
수집가 남편을 살린 다육이 아내의 충청도 올갱이탕
질긴 인연이라 모질게 내치지 못해 보듬고 사는 사이가 부부입니다. 부부의 연은 살면 살수록 사랑보다 의리요 책임감입니다. 어쩌면 음성 생극면에서 23년째 올갱이탕을 파는 이복자 부부의 삶이 꼭 그렇습니다. 나지막한 단층 가게 옆 다육이가 가득한 정원을 지나 가게로 들어서니 희귀하고도 오래된 골동품들이 사방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모두 41년 간 남편 원주영 씨가 모은 물건입니다. 보는 사람이야 추억 회상에 즐겁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처치가 곤란한 물건이 이복자 씨에게는 반갑지 않습니다. 허나 아내에겐 가게를 돕는 일이라곤 물수건을 접고 카운터에 앉아있는 남편일지라도 그저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남편 원주영 씨가 23년 전 폐암에 걸려 한쪽 폐를 절제한 후 깨달았습니다. 젊어서부터 호인이던 남편 원주영 씨는 자기 좋아하는 일엔 열성이어도 생전 월급봉투 한번 들고 오는 일 없었습니다.
그러니 가정을 꾸리는 일은 아내 이복자 씨의 몫이었습니다. 이복자 씨는 가장의 무게가 고되 ‘저거 늙어서 한번 두고 보자’ 이를 갈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한창일 나이 오십에 찾아온 폐암으로 생과 사를 오가는 남편 원주영 씨에 아내 이복자 씨는 모든 걸 잃어도 좋으니 오직 남편만 살려달라 빌었습니다. 밉고, 고생시키지만 곁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간절한 바람으로 남편은 20년 넘게 아내의 소원을 이뤄내 주고 있습니다.
고생이 사람을 철들게 하지만 투병 후 팔 한번 제대로 올릴 수 없는 원주영 씨는 무릎이며 손가락이 성치 않은 아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더 깊어진 마음으로 아내를 바라봅니다. 물론 표현은 서툴지만 진심은 반드시 전해집니다. 투박하지만 마음은 진실된 노부부의 대화에선 말로 다 못할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원가네 올갱이탕
위치 주소 : 충북 음성군 생극면 음성로 1710
전화 연락처 : 043-882-4664
https://meanto.tistory.com/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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