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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인간극장

엄마들의 해방일지

방영일 : 2023년 10월 9일~ 2023년 10월 13일

5688회, 5689회, 5690회, 5691회, 5692회 


 

경북 청송의 주왕상 국립공원 너구마을에는 4년 전에 세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남편과 자식들도 없이 와서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일만하는 자매들은 황계순(68세), 황필순(65세), 활연순(63세)입니다. 

 

가족에게 헌신하며 긴 세월을 보낸 세 자매는 가족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다 보니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겨 혹독한 갱년기가 와서 무력감을 느끼고 어떤 취미생활도 마음을 채울 수 없었습니다. 

 

 

막내 연순씨가 언니들에게 산속에 다 쓰러져가는 폐가를 보여주며 직접 집수리를 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우거진 수풀에 집은 보이지도 않았고 곰팡이 냄새만 심했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된 집은 어디하나 성한 구석이 없었지만 세자매는 직접 수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구멍술숭 뚫린 벽을 황토를 개어 메우고, 오 래 방치된 지붕을 뜯어내 서까래는 살렸습니다. 직접 포크레인까지 배워가며 3년에 걸쳐서 세 채의 집을 고쳤고 자매가 꿈꾸던 그림같은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세 자매는 가족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로하며 시골살이를 질색하는 남편들은 굳이 오라고 하지 않고 가끔씩 도시 집으로 가서 청소와 요리를 해주며 안부를 확인합니다. 

 

의기충전한 자매들은 더 야심찬 계획을 세워봅니다. 깊은 산속에 밭을 일구어 친환경 과수 농사를 짓겠다는 것입니다. 직접 6000평의 밭을 얻어 도전했지만 결과는 무참히 실패했습니다. 

 

 

세 자매는 포기하지 않고 산중 밭에 거름을 쏟아 붓고 돌을 고르며 박토를 옥토로 만들어 갑니다. 

 

 

한편 뇌출혈로 쓰러져서 재활병원에서 치료중인 큰 언니 황영례(74세)씨가 늘 떠오릅니다. 자매들은 언니를 위한 자리를 비워두고 네 자매가 함께할 날을 꿈꾸며 나아갑니다. 

 

 

둘째 계순씨는 일 때문에 남편과 떨어져 살면서 시어머니를 모시며 홀로 1남 1녀를 키웠고, 셋째 필순씨는 시누이 셋을 시집보내고 식당을 운영하며 자식을 키웠습니다. 연순씨는 미술교사도 그만두고 남편의 일을 도왔습니다. 

 

 

세 자매가 피땀눈물 끝에 완성된 푸른 잔디밭 위 그림같은 집의 윗집은 자매의 주 생활공간이고, 중간집은 막내 연순씨 내외의 주말집입니다. 맨 아랫집은 가족들을 위한 게스트룸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보았던 무시무시한 귀곡산장은 그녀들의 낙원으로 환골탈태했습니다. 

 

 

언니들과 달리 아직 은퇴하지 않은 막내 연순씨는 재택근무와 출근을 반복하며 생활비를 책임집니다. 환갑이 넘어 히말라야도 등반한 행동대장 계순씨, 눈이 나빠져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지만 어떤 일이든 거침없이 해내는 필순씨 3인 3색의 세 자매가 뭉치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결혼하고 30년 넘게 떨어져 살아온 자매들은 사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함께 있으니 지나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국립공원을 앞마당처럼 누비며 개울가에서 도토리를 줍고, 가을철에는 산에 올라가서 송이를 땁니다. 

 

어릴 적 시골 외가댁에서 지낸 기억이 늘 그리움으로 남아있떤 세 자매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곰국이며 식혜며 만들어 먹고, 그 옛날 엄마가 살던 방식으로 살아보면서 엄마를 추억합니다. 

 

 

자유를 온몸으로 누비며 이어지는 나날, 세 자매의 해방일지는 거침없이 직진중입니다. 

 

 

너구마을

경북 청송군 청송읍 월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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