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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그해 여름 추억은 맛있었네
621 회 2023년 9월 7일 방영
여름은 누룩을 띄우는 계절 술이 익으면 추억도 맛있게 익는다
고향에서 40년 넘게 농사짓고 살아온 농부 서연철씨는 장마 후에 전쟁을 치르느라 쉴 틈이 없습니다. 여름볕에 곡식이며 열매가 익는 이맘때 농부가 가장 여유있는 때라는데, 멱 감고 미꾸라지 잡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삼복에 띄워둔 누룩이 제일 좋다고 해 날이 뜨거워지면 어머니는 통밀을 챙겨서 누룩을 빚으셨습니다. 서연철씨 부부는 어머니가 하시던 옛 방식 그대로 누룩을 띄워서 술을 빚는데 동네에서 소문날 만큼 술맛이 좋은 이유도 이 손맛 때문이라고 합니다. 통밀을 거칠게 갈아 발로 밟고 단단하게 뭉쳐낸 다음 누룩을 띄우고 햇볕에 바짝 말려 두었다가 가루로 빻아 술을 담글 때 사용합니다.
아들 서조환씨와 손주도 합세해서 술을 빚는 날이면 구수한 밥냄새에 술밥을 얻어먹으려고 뛰어왔던 기억이 아른거린다는 조환씨는 고슬고슬하게 지은 고두밥에 열심히 빻은 누룩을 넣고 잘 버무려 물을 부어주면 이제 술이 익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술이 익으면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다가 속을 채워 부쳐낸 고추전과 들기름에 고소하게 구워낸 두부구이에 김치를 곁들이면 이만한 안주가 없습니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둘러 앉아 맛있는 안주에 술 한 잔 주고 받으면 오랜 여름날의 추억들이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https://meanto.tistory.com/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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