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만허와 연정 천안 복전사 연정스님 만허스님 사찰 노스님 태고종 부녀 절

KBS1 인간극장

만허와 연정

방영일 : 2025년 5월 5일~ 2025년 5월 9일

6098회, 6099회, 6100회, 6101회, 61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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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 있는 복전사에서 두 스님을 만났습니다. 나이 아흔을 훌쩍 넘은 노스님인 만허스님 (94세)와 예순셋 비구니 스님인 연정스님(63세)입니다. 봄이 되면 벚꽃, 자두꽃, 불두화 갖가지 꽃이 피고 주변 텃밭에는 머위, 삼잎나물, 방풍나물 등 갖가지 나물들이 자랍니다. 동트기 전 시작되는 새벽 예불에 연정스님은 거동이 불편한 만허스님을 위해 예불 방송을 틀어 드리고 법당으로 향합니다. 부처님을 모시는 불제자로 함께 이곳에서 수행한지 20년째입니다. 

 

 

하루 24시간을 함께 수행하고 연로한 만허스님을 극진히 모시는 연정스님입니다. 사실 연정스님과 만허스님은 속가의 연으론느 부녀지간입니다.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만허스님은 절에 의탁해 살다가 태고종으로 출가했습니다. 태고종 승려는 결혼하고도 수행이 허락되었기 때문에 결혼해서 4남매를 키우고 평생 도량을 일구며 수행했습니다.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스님이었다는 막내딸은 아버지처럼 수행자로 살겠노라며 서른 무렵 출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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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전 만허스님은 화재로 암자가 불타며 지금의 절터로 옮겼습니다. 연정스님은 스물여덟에 운문사 승가대학에 다니며 어떻게 살 것인지 화두를 가슴에 품었고 마침내 딸이 스님의 길을 걷게 되었을 때 만허스님은 누구보다 기뻐했습니다. 연정스님은 다른 사찰의 은사스님 밑에서 10년 넘게 수행했습니다. 두 스님은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하고 정진해오다가 20년 전 아버지의 곁으로 연정 스님이 돌아왔습니다. 일흔이 넘었던 아버지 만허 스님의 평생 염원은 부처님을 모실 대웅전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만허스님의 마지막 소원인 대웅전의 불사를 돕기 위해 온 연정스님은 20년 동안 땅을 파고 기둥을 세워 평생 염원이었던 대웅전을 다 지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만허스님에게 치매가 찾아왔습니다. 사찰의 꽃 한송이 나무 한 그루 어느 것 하나 만허스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연정스님 없으면 만허스님은 거동조차 쉽지 않습니다. 어린시절 다정했던 아버지 만허스님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핍니다. 

 

 

그러나 만허스님의 기억은 흐릿햊가고 어느 날 넌 친딸이 아니라며 기어이 연정스님의 눈물을 쏟게했습니다. 사찰 요리 강의도 했던 연정스님은 아침이면 따뜻한 죽을 해 올리고 봄 냉이를 뜯어서 빚 고운 만두를 만들어 올립니다. 매일 연정스님은 뭘 해드리면 잘 드실지 그 생각 뿐이랍니다. 하지만 연세가 드시니 뭘 해드려도 맛이 하나도 없다고 하시는 노스님 만허스님입니다. 그러면 얼른 좋아하시는 흰 쌀밥을 앉히고서 뜯어온 쑥으로 쑥국을 끓여서 밥상을 다시 올립니다. 

 

 

연정스님은 절 살림을 돌보느라 바쁘지만 수시로 노스님이 계신 요사채를 들여다 봅니다. 귀가 어두운 노스님 귀에 바짝 대고서 자두 꽃이 피었고 벚꽃이 떨어진다고 시시콜콜한 바깥 안부를 전해드립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만허시늠은 여전히 정갈합니다. 스스로 잠자리 이불도 정리하고 함께 나물도 뜯고 콩나물도 다듬습니다. 치매가 찾아와도 몸에 밴 부지런은 그대로 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와 절을 찾아온 반가운 두 스님이 있습니다. 

 

 

운문사 승가대학을 함께 다녔던 연정스님의 도반 무관스님이 은사스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무관스님 역시 30년째 은사스님을 시봉하고 있습니다. 연정은 아버지를 모시고 무관은 은사 스님을 모시니 동병상련인지 절집에 수다꽃이 피어났습니다. 연정스님에게 만허스님은 단지 아버지만이 아닙니다. 피와 살을 준 아버지이자 불가로 이끌어주고 수행하는 딸 스님을 지켜봐 준 스승입니다. 

 

 

대한불교선교종

복전사

위치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매성리 521

전화 연락처 문의 : 041-554-6701

 

 

 

https://meanto.tistory.com/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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