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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봄을 담다 그리움으로 먹다

702회 2025년 4월 24일 방영


 

어머니의 노고에 바치는 봄바다의 위로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 

 

 

동해안의 작은 항구인 심곡항은 6.25 전쟁 때조차 전쟁이 난 줄 모른 채 지낸 오지였다고 합니다. 심곡항 마을에도 봄이 찾아왔다. 매서운 바람에 물빛마저 무겁던 겨울 바다와 달리, 봄을 머금은 바다는 한층 맑아져 파도마저 설레는 듯합니다. 바다가 따뜻한 햇살을 듬뿍 받는 봄은 해조류가 빠르게 자라는 최적의 수확기입니다. 절친한 동네 이웃인 손춘연(59세) 씨와 한순애(60세) 씨의 봄날도 분주해졌습니다. 큰 바위가 많고 영양분이 풍부한 고성과 강릉 사이의 청정바다는 바다 봄나물의 보고 입니다. 특히 이곳에서만 난다는 고르매 나물은 2월에서 4월 사이에만 수확할 수 있어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하는 봄철의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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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매 나물은 생으로도 먹지만, 심곡항 사람들은 더욱 깊고 풍부한 맛을 위해 김처럼 발에 널어 말립니다. 이곳에 시집온 지 60년이 됐다는 김봉녀(85세) 씨에게 고르매 나물은 삶, 그 자체였습니다. 많을 때는 호롱불을 밝혀놓고 밤새 고르매를 붙인 뒤, 아침이면 무거운 고르매를 머리에 이고 아이를 업은 채 10리(약 4km) 길을 걸어나가 고르매를 팔아 쌀과 바꿔 왔습니다. 마을 양쪽을 산맥이 가로막아 농사지을 땅도 적고, 밖으로 나가는 길조차 변변치 않다 보니, 유난히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어머니에게서 딸로 이어지며 지켜온 향토음식이 고르매 나물인데, 기름에 살짝 튀겨내면 입맛에서 사르르 녹으며 고단함을 달래준답니다. 돌미역은 ‘창경바리’라는 전통 어업 방식으로 채취합니다. 남편이 노를 저으며 ‘창경’이라는 어구로 바닷속을 살핀 후 바위에 붙어 있는 돌미역을 베어내면, 물을 잔뜩 머금어 묵직해진 돌미역을 배 위로 끌어올리는 일은 아내의 몫입니다.

 

채취 이후에도 쉬지 못한 채, 돌미역을 가지런히 펴서 3일간 해풍에 잘 말려야 제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자식들 키우며 살자니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고 살아왔답니다. 밥 먹을 시간조차 아끼며 종종걸음 쳐야 했던 봄날, 그래도 영양이 풍부한 돌미역회무침 한 그릇이 있어 다시 일터로 돌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한평생 열심히 살아낸 심곡항 사람들의 노고에 건네는 봄 바다의 위로를 담은 밥상을 만나 봅니다.

 

헌화로횟집

위치 주소 : 강원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645

전화 연락처 문의 : 0507-1312-5191

 

 

 

 

https://meanto.tistory.com/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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