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최전방 해녀 조단비 동해 강원 고성 대진항 최북단 해녀단비 문어 이홍준

KBS1 인간극장

최전방 해녀 조단비 

방영일 : 2025년 3월 10일~ 2025년 3월 14일

6058회, 6059회, 6060회, 6061회, 60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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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의 북방한계선 NLL이 보이는 최전방 바다에는 평균 나이 70세인 해녀 이모들 사이에는 4년 차 해녀 조단비(34세) 씨가 있습니다. 조단비 씨는 명색이 해녀이지만 멀미가 심해서 해녀 배 바닥에 드러눕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수영도 잘 못하니 한 번 물에 빠지면 멀리 가지 못하고 눈앞에서만 오만 가지를 훑어 온다고 해서 별명도 오만가지 해녀였습니다. 

 

 

거침없이 바다로 몸을 던지는 해녀이모들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조단비씨는 투명한 속내를 보여주는 바다가 좋아서 해녀가 됐지만 멀미도 심하고 수영도 부족해서 얼마 전까지 해녀 배의 뱃삯도 못내는 처지였습니다. 그런 조단비 씨를 찬 딸과 친조카처럼 어끼고 물질을 알려준 해녀이모들 덕분에 대진항의 막내 해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세계와 비슷한 해녀의 세계에서는 물속에서 모두 경쟁자지만 손도 느리고 물에선 더 굼떠서 아무도 견제하지 않는 경쟁력 없는 해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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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나고 자란 조단비 씨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문화기획자로 일했습니다. 일을 즐거웠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예술가들을 상대하다 보니 늘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숨김 없이 보여주는 청명한 바다의 매력에 빠져서 전국 어촌계를 찾아다녔고 제주도, 거제도를 거쳐서 조단비 씨를 두 팔 벌려 환영해 준 곳은 바로 이 강원도 고성의 해녀들이었습니다. 원래부터 하고 싶은 건 무조건 저지르고 보는 행동파였지만 진짜 해녀가 될 줄 몰랐습니다. 

 

 

단비 씨의 남편 이홍준(34세) 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전통 음식을 만드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아내 단비 씨가 해녀가 됐어도 얼마 못 가서 그만둘 거라고 생각해 몇 년 동안 주말부부를 하며 서울에서 홀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그러나 아내 단비 씨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자 결국 이홍준 씨도 2년 전 고성에 내려와서 문어를 잡는 배의 선장이 되었습니다. 매일 저녁 바다에서 잡은 수확량을 비교하면서 오늘의 가장을 정하는 부부는 더 많이 잡은 사람이 집안 일에서 해방되는 특혜를 누립니다. 

 

 

 

해녀들은 보통 전복, 성게, 미역 중에서 한두가지를 정해 바다를 누비면서 물질하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해녀단비 씨의 물질 실력이 늘지 않아서 처음 들어간 그 자리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해산물을 주워담습니다. 오만가지해녀 단비 씨는 해녀 이모들의 수확량에 비해서 초라하기 그지없는 망사리지만 종류 면에서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물질을 못하는 날에는 해녀 이모들의 심부름꾼으로 변신해 해녀 이모들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필요한 물품을 접수 받아 이홍준, 조단비 부부는 속초시장으로 나가 짧은 데이트도 하고 옵니다. 

 

 

주변에 젊은 사람이 많지 않아 부부의 유일한 친구는 서로입니다. 같은 바다에서 일하며 붙어 있는 시간도 많다보니 서울에서 살 때보다 부부 사이도 더 좋아졌습니다. 첫 아이 이나은(7세)를 낳고서 단비 씨와 홍준 씨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7년이나 연애를 하고 결혼했지만 연애와 결혼은 엄연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다툼이 잦았고 급기야 열을 식히기 위해서 단비씨가 고성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물질을 하면서 마음의 파도도 무사히 넘어선 단비 씨는 호기로운 마음으로 다 먹여살리겠다며 고성으로 가족들을 불렀습니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깊은 바닷속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로 80세까지도 충분히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는 조단비 씨입니다. 문화예술기획자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서 지역예술가와 해녀를 주제로 한 문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에서 하는 힘든 막일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은 단비 씨는 바닷속을 누비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전문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최전방을 책임지는 해녀라서 더 없이 웅장해진다는 단비씨는 전복, 미역, 성게와 인생을 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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