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뜨거운 위로 순대 마음을 채우다
676 회 2024년 10월 24일 방영
찬바람에 뼛속까지 시리고, 마음 둘 곳 없어 쓸쓸한 저녁에는 뜨끈한 순댓국 한 그릇이 문득 생각납니다. 내장과 선지 같은 보잘것없는 재료지만 제 속을 온기로 가득 채워 오랫동안 우리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준 고마운 한 끼입니다.
속에 품은 재료에 따라 그 맛도 사연도 무궁무진한 순대는 과거와 현재,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맛의 종합세트 같은 음식입니다. 삶의 모든 희로애락의 순간마다 위로와 응원이 되어준 국민 별미, 순대를 만났습니다.
돼지 잡는 날, 순대 먹는 날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황금 들판을 누비며 가을걷이가 시작된 읍부리 마을. 처음 수확한 햅쌀을 성주단지에 담아 조상님께 올리고 한 해 농사에 감사하는 제를 올립니다. 올해처럼 추석이 일찍 들어 햇곡식과 햇과일이 나오지 않았을 땐 음력 9월 9일에 중구 차례를 지내는 풍습도 전해왔습니다. 명절이나 큰제사, 혼인이나 초상 같은 큰일을 치를 때는 돼지를 잡는 일이 흔했습니다. 돼지를 잡으면 신선한 내장과 선지를 얻을 수 있어, 그날이 순대를 만드는 날이 되었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손을 보태야 만들 수 있는 게 순대입니다. 마을에서 큰일 치를 때면 도맡아 일했다는 시어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은 양옥자(64세) 씨는 21년째 순대를 만들고 있는 순대 장인입니다.
돼지 소창뿐 아니라 막창을 이용해 더 쫄깃하고 고소한 맛의 막창순대를 만듭니다. 돼지 잡는 날은 보살감투(오소리감투), 울대, 식도, 콩팥 같은 내장도 삶고, 삶은 막창을 숯불에 노릇노릇 구우면 온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 모여 막걸리 한잔을 나누곤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던져 준 돼지 오줌보를 불어 축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얼큰한 돼짓국 한 솥 끓이면 잔치 날이 따로 없었습니다. 부족했지만 사람사는 정이 있었던 시절의 추억이 담긴 순대는 요즘 용궁순대라는 이름으로 용궁면을 알리는 대표 음식이 됐습니다. 돼지 잡는 날의 추억과 이웃 정이 가득 담긴 용궁면 사람들의 순대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https://meanto.tistory.com/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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