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우보천리 여름을 넘다
616 회 2023년 7월 13일 방영
한우, 고향과 어머니의 그리움을 담다 개성음식 대가 윤숙자 선생님
경기도 연천에는 눈앞에 두고도 갈 수없는 고향이 있따는 전통음식연구가 윤숙자씨가 있씁니다. 개성에서 태어나 세살때 625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남쪽으로 피난온 실향민입니다. 고향과 가까이 살고 싶어 연천에 자리잡았습니다. 300평 텃밭에는 개성에서 잘 자라는 인삼과 상아, 승검초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고려의 수도이자 국제도시였던 개성은 물산이 풍부했던 곳으로 귀한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음식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단연 첫 손에 꼽히는 재료는 소고기입니다.
40년 요리연구가에게 한우는 최고의 식재료이자 고향을 기억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전국 팔도에서 맛있기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개성탕반은 질 좋은 고기로 육수를 내고 북어포와 갖은 나물, 두부까지 넣어 만듭니다. 곱게 다진 소고기에 햇된장, 수수가루, 부추 등을 넣고 치댄 장땡이는 여름철 늘 상에 올랐습니다. 혼례 때마다 빠짐없이 올랐던 홍해삼은 다진 소고기에 홍합과 해삼까지 온갖 산해진미가 들어갑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윤숙자
1948년생
숙명여대 식품영양학 석사 졸업
단국대 식품영양학 박사 졸업
묵묵히 50년을 걸어온 한우농부, 외길 인생이 품은 깊은 맛
전남 장흥 천관산 아래 득량만을 품고 있는 관흥마을에 나고 자라 50년째 소를 키우고 있는 김길현씨는 새벽부터 내린 비에 눅눅해진 볏짚을 치우느라 오전 내내 축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우 덕분에 고향을 지키며 산다는 김길현씨는 73년부터 송아리 10마리로 시작해 현재 150두가 되었습니다. 70년대 지역 한우 축사 농가들과 축산계를 조직하고 직접 한우 개량 기술까지 배우며 한우를 키우는 외길인생을 걸어왔습니다.
지금은 아들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농가의 가장 큰 고민인 분뇨는 미생물을 넣어 발효시킨 다음 거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퇴비까지 만드느라 일은 두배이고 힘들지만 아내 지정자씨가 끓여낸 육개장 한 그릇이면 든든합니다. 가족들 모이는 날이면 질긴 부위를 곱게 다져서 찰지게 반죽해내면 비싼 부위 부럽지 않게 맛있다는 떡갈비는 손주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습니다. 소고기와 문어를 넣고 볶아낸 소고기 문어 불고기는 맛도 영양도 부족함이 없는 별미 보양식입니다.
지리산 순한한우
천관산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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