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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그 바다에 94세 청년이 산다 

방영일 : 2022년 10월 24일~ 2022년 10월 28일

5478회, 5479회, 5480회, 5481회, 5482회 

 

 

 

아파트 숲으로 둘러 싸인 송도. 올해 94세의 정덕성 어르신은 70년 가까이 송도 앞바다에서 조개를 줍고 물고기를 잡으며 살고 있습니다. 사리 때마다 스티로폼 쪽배와 삿대에 의지해 바다로 나가 그물을 털어 내며 숨쉬는 그날까지 어부로 살겠다는 정덕성 어르신.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나 스물하나에 맨몸으로 피난 왔던 실향민 청년이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일꾼으로 모내기 하러 갔던 집에서 아내를 만났고, 삼 남매를 낳아 오순도순 살았지만, 지난해 5월 아내는 10년 전에 앓았던 담도암이 재발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친상을 치르러 온 정덕성 어르신의 딸 정춘경(61세) 씨는 홀로 남은 아버지가 걱정되어 한집살이를 결심했습니다. 딸 춘경씨는 환갑이 되어서야 바다를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바다 일을 이제 그만하시라고 말려도 아버지는 전혀 듣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자식들에게 전혀 바다 일은 안시켰던 아버지라 처음 바다에 왔을 때도 바다 일에 발을 담글 생각이 없었다고 합니다. 

 

 

사리 때가 끝나면 덕성 어르신은 아내가 있는 인천의 공원묘지에 갑니다.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내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얼려두었던 꽃게와 손질한 생선들을 가지고 부산으로 간 덕성 어르신은 처형과 함께 먼저 떠나보낸 아내를 추억해 봅니다. 그리고 저 멀리 이북이 보이는 임진각을 보니 고향 마을이 눈에 선합니다. 아버지가 깨를 털던 마당과 친구들과 물장구 치던 바다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통일만 되면 경운기 끌고 고향으로 돌아갈거라고 고향 바로 아래 송도에 터를 잡았는데 어느새 73년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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