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그늘을 품어 좋다 여름이 쉬어가는 명당 마을 밥상
762회 2026년 7월 9일 방영
천연 냉장고 ‘얼음굴’이 있어 여름을 반기다 –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북면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북면 공기리 산속 깊은 곳엔 단오 무렵까지 얼음이 남아 있어 ‘얼음굴’이라 불리는 신비로운 동굴이 있습니다. 밖은 30℃가 넘어 푹푹 찌는데 동굴 안은 12℃로 서늘한 냉기가 느껴집니다. 6·25전쟁 당시 주민들이 전쟁을 피해 얼음굴에 숨어 지냈다고 합니다. 얼음굴 깊숙한 곳에는 마르지 않는 샘이 있는데 이 물을 마시고 아픈 몸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귀한 약수랍니다.


산이 많은 공기리에서는 예부터 옥수수와 감자가 주된 양식이었습니다. 옥수수 알갱이를 하나하나 빼내어 솥에 쌀과 함께 안치고 동굴에서 떠 온 귀한 약수를 부어 밥을 짓습니다. 노란 옥수수 알갱이가 하얀 쌀밥 사이에 알알이 박혀 구수하고 달짝지근한 맛으로 고단했던 옛 삶을 위로해 줍니다. 강판에 곱게 갈아낸 감자를 면포에 싸서 꼭 짜낸 뒤, 가라앉은 전분과 감자 건더기를 함께 치대어 수제비처럼 끓여 먹는 감자옹심이는 투박하지만 정직한 강원도의 맛을 그대로 품고 있습니다.

무더위에도 속이 꽉 찬 여름 고랭지배추로 배추메밀전을 부치고, 은은한 풀 향이 그윽한 곤드레무침까지 해서 차려낸 한 상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산골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닮아있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복을 물고 찾아온다는 복 받은 공기리 마을에서 자연과 함께 쉬어가는 지혜로운 여름의 풍경과 밥상을 만나봅니다.
한국인의 밥상 762회 고성 거류면 마동마을 둠벙 간자미무침 바다장어탕 우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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