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충청도 양반이라네" 한 그릇의 품격 종가 밥상
756회 2026년 5월 28일 방영
충무공 정충신 종가, 세월을 빚어 대를 잇다 – 충청남도 서산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큰 공을 세우고, 무신으로서는 가장 명예로운 ‘충무공’ 시호를 받은 정충신 장군의 종가가 자리한 충청남도 서산시 한우물마을에는 스물셋에 시집와 일 년에 스물여섯 번의 제사를 치르며 살아온 충무공 정충신 장군의 13대 노종부 이옥희(84세) 씨와, 그 곁에서 종가의 삶을 이어가는 14대 종손 정은영(59세) 씨, 종부 양현숙(54세) 씨 부부가 있습니다.


집안의 가장 큰 제사인 정충신 장군 추모제를 비롯해 명절과 문중 행사 때마다 손수 술을 빚어온 노종부는 “제사를 지내다가 내 젊은 시절이 다 갔다”라는 말처럼, 평생 술을 담그고 음식을 장만해 온 세월은 어느새 허리를 굽게 만들었지만, 노종부는 지금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한다고 합니다.

제사가 끝나면 손님상을 차리는 게 큰일이었습니다다. 직접 농사지은 녹두를 맷돌에 갈아 솥뚜껑 위에서 부쳐내던 녹두전은 손님상에 빠지지 않던 음식입니다. 바지락 살과 홍고추를 얹은 녹두전을 노릇하게 부쳐내면, 오랜 수고로움을 담담하게 품어낸 노종부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제사상에 올랐던 낙지와 우럭포가 가족들의 별미가 되기도 합니다. 찐 낙지는 갖은 채소와 어우러져 매콤한 낙지볶음이 되고, 꾸덕한 우럭포는 먹기 좋게 살을 발라내고 뼈까지 챙겨 넣고 쌀뜨물에 끓여냅니다. 오래 끓일수록 맛이 깊어지는 우럭젓국처럼, 묵묵히 제자리에서 나이테를 채우며 살아온 충무공 정충신 종가 가족들의 대를 이어가는 귀한 맛의 유산을 만났습니다.
진충사 (정충신사당)
위치 주소 : 충남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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