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충청도 양반이라네" 한 그릇의 품격 종가 밥상
756회 2026년 5월 28일 방영
고불 맹사성 후손들의 청백리 밥상, 잊혀진 맛을 기록하다–충청남도 아산시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중리는 청백리의 상징, 맹사성 정승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는 신창 맹씨 집성촌입니다.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선 오래된 고택 '맹씨 행단'에는 지금도 선조의 검소함과 절제의 삶이 깊이 깃들어 있습니다. 집안의 내림 음식을 다시 차려 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후손들과 전국의 종가를 찾아다니며 반가 음식을 연구해 온 이성희(59세) 씨가 이 여정에 함께했습니다.

청백리 정신을 가훈처럼 여기며 살아온 맹정승의 후손들은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음식이 바로 파국과 꽁보리밥을 만듭니다. 숭숭 썬 대파를 맹물에 넣고 끓여 청장으로만 간을 맞춘 이 단출한 음식은 맹정승이 손님이 찾아와도 이 밥상으로 대접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집안 시제상에 올리는 은행고임과 숭어·소고기·닭을 층층이 쌓아 올린 삼적고임까지, 음식마다 조상을 향한 후손들의 정성과 예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 집안에는 후손들조차 몰랐던 귀한 유산이 전해오는데, 바로 해주 최씨 부인이 남긴 한글 조리서《최씨음식법》입니다. 반가 음식전문가 이성희 씨와 함께 《최씨음식법》에 기록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후손들입니다. 가지에 칼집을 내어 마늘을 끼우고 맨드라미꽃을 우려낸 물을 부어 담근 가지김치, 끓는 씨앗 국물에 살짝 데친 오이에 말린 할미꽃과 후추를 넣어 담근 오이김치는 고춧가루가 들어오기 전 꽃과 향신료로 색과 맛을 냈던 옛 방식 그대로입니다. 간장·후추·참기름을 넣은 밀가루 반죽을 붕어 뱃속에 채우고 닭다리와 날콩가루, 미나리를 두툼하게 덮어 뭉근하게 익혀낸 붕어찜까지 400년 전 종부의 손에서 나온 지혜가 후손들의 손끝에서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이름도 맛도 잊혀가던 옛 음식들이 후손들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순간에 소박하지만 정성으로 맛과 멋을 더한 맹사성 정승 가문의 기품 있는 청백리 밥상을 만나보았습니다.
아산맹씨행단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중리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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