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따끈하고 순하게 두부 맛의 진심을 채우다
736회 2026년 1월 8일 방영
어머니의 두부, 맛의 기억을 잇다 –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황지동


해발 800미터가 넘는 산촌에는 긴 겨울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두부를 만들어 바깥에 내놓기만 해도 꽁꽁 얼어붙던 태백에는 50년이 넘도록 두부를 만들어온 어머니 김옥랑(75) 씨와 그 곁에서 함께 부엌을 지키는 딸 김지미(54) 씨가 있습니다. 유난히 손맛이 좋았던 김옥랑 씨는 이웃들의 성화에 두붓집을 열었고, 지미 씨도 자연스레 일을 돕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부 앞에서만큼은 늘 의견이 엇갈립니다. 계량과 이론을 중시하는 딸과, 평생의 경험으로 몸에 밴 어머니의 방식은 좀처럼 맞지 않습니다. 모녀 사이에는 콩물이 끓어오르듯 말 없는 긴장도 흐르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매일 같은 부엌에 섭니다.


두부를 만들던 지미 씨의 아버지는 콩물이 끓을 때 생기는 얇은 막인 두유 막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말려 두었다가 불에 구워 소주 한 잔 곁들이던 아버지의 모습은 지금도 가족의 추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바삭하게 구워낸 두유 막은 고소한 향과 함께 쫄깃한 식감을 더합니다. 두유 막을 김치처럼 무쳐낸 별미 또한 세월 속에서 이어진 살림의 지혜입니다.
겨울이 깊어지면 두부는 얼었다가 녹으며 언두부가 됩니다. 수분이 빠져 구멍이 숭숭 난 언두부는 양념을 잘 머금어 코다리찜 위에 올리면 또 다른 별미가 됩니다. 된장독 속에 박아둔 두부는 시간이 지나 두부장이 되고, 그대로 으깨 끓여내면 밥을 부르는 깊은 장맛이 완성됩니다. 남은 비지는 밥이 되고, 나물이 되고, 또 하나의 끼니가 됩니다. 딸에게 엄마의 두부는 언제나 같은 맛으로 돌아오는 밥상입니다. 먹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고, 이유 없이 편안해지는 음식입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웃으며 지켜온 부엌에서 두 사람의 시간은 오늘도 조용히 익어갑니다
구와우순두부
위치 주소 : 강원 태백시 구와우길 49-1
전화 연락처 문의 : 033-554-7223
한국인의 밥상 736회 은평구 진관동 진관사 조포사 계호스님 두부 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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