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어머니의 아궁이 맛을 짓다
641 회 2024년 2월 1일 방영
가스와 전기로 손쉽게 열을 얻기 전까지는 아궁이는 맛의 원천이었습니다. 장작을 쪼개 불을 붙여야만 찌고 끓이고 구울 수 있었습니다. 그뿐일까요, 고래를 타고 퍼져나가는 아궁이 불의 구들을 달궈 방까지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한편 아궁이 앞은 어머니들의 해우소이기도 했습니다. 설운 일일랑 불 속에 던져두고 나온느 눈물은 매운 연기 탓을 하며 넘겼습니다.
추억의 맛을 부르는 아궁이 충청남도 태안군
한적한 시골길에 논두렁을 따라 좁은 길을 지나면 논 한 가운데 덩그러니 서있는 집 한채가 나타납니다. 대문이며 마루며 세월으 더께가 켜켜이 쌓여있는 이 집은 한창 변신중입니다. 바로 4대째 이 집에 살고 있는 집주인 이상암씨 덕입니다. 서울에 살던 그가 긴 타향살이를 접고 고향 집으로 돌아온 것은 어릴 적 대가족이 함께 살던 추억을 잊지 못해서 입니다.
가장 신경 쓴 공간은 소를 키우던 외양간입니다. 할아버지가 쇠죽을 쑤던 아궁이를 그대로 살려 고풍스러우면서도 멋스러운 거실로 꾸몄습니다. 덕분에 가족들이 모이는 곳도 바로 외양간입니다.
길건너 사는 작은 어머니 김춘씨는 아궁이 앞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시집오자마자 농사일과 집안일에 치여가며 냉가슴을 앓을 때 위로해주던 것이 바로 이 아궁이였습니다. 밥 지을 때마다 대신 울어주는 가마솥을 보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내기 철에 새참으로 자주 끓이던 김칫국은 여전히 가마솥에 넉넉히 끓이는 것이 제일이랍니다.
가마솥에 밥을 지을 때면 꼭 쌀 위로 뚝배기를 올려 반찬까지 같이 마련하고는 했습니다. 간장게장 국물로 무쳐낸 배추를 게, 민물새우와 함께 뚝배기에 담아 뜸 들일 때 솥에 넣고 푹 익혀내면 충남의 향토음식인 게국지가 완성됩니다. 손수 홍두깨를 밀어 밀국이라 부르던 칼국수까지 만드니 온 식구가 한 방에 모였습니다.
따뜻한 구들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것만으로 다 같이 살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아궁이가 있어서 되새길 수 있는 추억을 만나봅니다.
태안민박 촌캉스
밭가운데
위치 주소 : 충남 태안군 태안읍 그절미길 30-8
전화 연락처 : 041-675-6787
https://blog.naver.com/salami44
https://meanto.tistory.com/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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