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세계테마기행
무아지경 6400km 중국 서역 앙코르
2025년 8월 25일~8월 28일 방영
제2부. 불타는 땅, 투루판


여름 평균 기온 40도, ‘불의 고장’으로 불리는 투루판(吐鲁番)은 중국에서 가장 낮은 투루판 분지에 자리했습니다. 투루판은 불, 모래, 바람이 많은 사막과 불의 도시입니다. 투루판의 사람들이 여름을 나는 법은 그야말로 이열치열(以熱治熱)입니다. 닿기만 해도 뜨거운 모래 속에 들어가 찜질하며 더위마저 녹여버립니다. 그뿐만 아니라 70~80도에 달하는 모래 속 열이 근육과 관절에 전달돼, 각종 병이 낫고 감기에도 안 걸리는 건강한 몸이 된다는 현지인들의 체험담입니다. 오래전부터 해온 투루판의 전통 치료랍니다.


뜨거울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는 곳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고전 소설 <서유기(西遊記)>의 무대가 되었던 화염산, 훠옌산(火焰山)입니다. 소설 '서유기' 속 삼장법사 일행이 불경을 가지러 가던 중 만난 ‘불타는 산’이 바로 이 훠옌산입니다. 산 뒤편에 자리한 베제클리크천불동(柏孜克里千佛洞)에서는 6세기 이후 약 800년 동안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고창국의 불교미술을 만날 수 있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둔황(敦煌) 막고굴과 함께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불교 유적인 이곳에 남아있는 도굴의 상처는 석굴의 벽화를 감상하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화려하게 꽃피었던 문화와 약탈의 상처가 함께 새겨진 이곳에서 역사의 굴곡을 읽었습니다. 떠나는 길에서는 천불동 앞에서는 30년 동안 위구르족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거리의 악사를 만납니다. 위구르족의 전통과 역사가 담긴 음악 소리로 씁쓸한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다시 여정은 훠옌산의 서쪽, 포도 계곡 푸타오거우(葡萄沟)로 갑니다. 포도의 골짜기로 불릴 만큼 당도 높은 포도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장대한 두 협곡 사이에 위치한 이 지역은 청정한 빙하수가 흐르는 오아시스 같은 곳입니다. 푸타오거우의 포도밭으로 푸른빛을 띠고 있는 곳은 톈산산맥에서 발원한 물을 투루판, 곳곳으로 전해준 관개수로 ‘칸얼징’ 덕분입니다.

이 수로가 있었기에 불의 도시, 투루판이 오아시스 도시로 실크로드에서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투루판의 또 다른 역사가 간직된, 가오창구청(高昌古城), 고창고성에서는 소설 '서유기'에도 등장하는 삼장법사, 현장스님이 실제로 설법을 했던 사원터를 찾아가 고창국의 가장 빛났던 시절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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