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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네 덕에 힘이 난다 가을건강밥상

674회 2024년 10월 10일 방영


 

구황 작물이자 보약, 그리고 위로를 주는 늙은 호박 – 경상남도 함양군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함양군 도북 마을은 80-90대 어르신들이 아직도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직접 참여할 만큼 정정합니다. 도북마을에서 70대는 아직 젊다는 의미로 ‘각시’로 불린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꼽은 건강 비결은 늙은 호박입니다. 첩첩산중이라 강수량이 적고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해 농사가 힘들었다는 도북 마을에서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늙은 호박이 천금 같은 가을 보양식이자 구황 작물이었습니다.

 

 

 

 

늙은 호박은 중국 명나라 때 약학서인 <본초강목>에서 ‘속을 보하고 기운을 더해주는’ 보양 음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을에 수확하면 봄이 될 때까지 내내 이것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는데 어르신들과 자식들 모두 건강하다며 자랑이 대단합니다. 

 

도북 마을에 전기와 버스가 들어온 게 고작 30여 년 전입니다. 30리 산길을 돌고 돌아 시집을 오면서 막막함에 눈물이 쏟아졌다는 어르신들은 그래도 손가락이 뒤틀리도록 호박 속살을 긁어 밥상을 차리며 힘든 세월을 이겨냈습니다. 그녀들의 밝고 고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늙은 호박전, 아파도 병원에 가기 힘든 상황에서 보약 한 첩 몫을 해냈던 늙은 호박 영양찜을 만듭니다. 

 

 

 

직접 키운 약나무 등 기력을 보충해 주는 온갖 약재를 닭에 넣은 뒤, 이를 다시 늙은 호박 안에 넣어 푹 고아내면 농사일에 녹초가 되었던 소도 벌떡 일어났다고 합니다. 동지 팥죽 대신 먹었던 호박죽은 출산 후 산모들이 붓기를 빼기 위해 먹었던 산후조리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늘 딸을 안쓰러워하셨던 친정 부모 생각에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늙은 호박을 먹으면 지금도 힘이 솟아난다는 도북마을 어르신들의 추억 가득한 영양 밥상을 만났습니다. 

 

 

도북마을/수동사과축제위원회

위치 주소 : 경남 함양군 수동면 도북마을

전화 연락처 문의 : 010-3863-5363

 

 

 

 

https://meanto.tistory.com/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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